'혁신'의 가장 기본적인 의의는 '기존의 것을 새롭게 바꾸자'입니다. 기존의 것을 바꿔서 지금보다 더 나은(좋은) 것으로 만들자는 '개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상 '개선'은 수없이 진행되어 왔으나 '혁신'이라고 불릴 만한 사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개선과 혁신을 나누는 중요한 것이 바로 체질/사회적 변화입니다. 이른바 '개혁'이란 개념과 상통한데, 역사상 개혁을 통해 인류의 생활/환경/의식 등의 전후가 확연하게 바뀐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영혁신'은 단순한 혁신/개혁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었습니다. 이른바 '경영'은 산업혁명 이후에 말 그대로 '산업'과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관리적 활동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혁신은 바로 '산업'에서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그런 분위기 속에서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포드의 분업화 등은 경영을 위한다기 보다는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일종의 '관리'로 볼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본격적인 '생산관리'라는 개념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리라는 것 자체가 수학적 혹은 과학적 계산이 뒷받침이 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산업시대에서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학적/과학적 이론과 학문이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문이나 이론은 그 자체로는 훌륭하지만 실제로 적용되지 않으면 이론일 뿐입니다. 일반 물리나 화학같은 자연과학이 아닌 응용과학이라는 부분이 중요시된 이유이며 그 발전의 계기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폭발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적들보다 더 좋은 무기를 더 많이 만들어서 더 빨리 보급해주는 그런 활용이 생산관리의 수준을 향상시켜주게 됩니다.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겨주는 사건입니다.)
전쟁, 전투에서는 전략과 전술이 있습니다. 전략과 전술은 과거 로마시대 이전부터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는 활동입니다. 이 전략과 전술이 이른바 산업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수학적/과학적 혁신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바로 '제약'입니다. 한정된 병사와 한정된 군수품과 한정된 이동력, 한정된 지역이나 환경에서 어떤 전략을 얼마만큼 잘 쓰느냐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달려있게 되는것이죠. 이 '제약'을 관리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일반적인 생산관리를 또 한단계 올려놓게 됩니다. 예전에는 많이 만들어내기만 하면 되었죠. 그러다보니 무조건 만들어야 했습니다. 포드의 대량생산을 통해서 적보다 더 많은 무기와 많은 병사를 가지고 있기만 하면 이긴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에 따라 그 많은 무기를 활용할 수도, 활용못할 수도 있었지요. 그렇게 되었을 때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는 것이죠.
전투가 아닌 생산에서도 이런 '제약'과 '효율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 인류의 수는 크게 감소되었었지요. 그런 상태에서 제한된 인원을 가지고 제한된 자원으로 제한된 시간을 얼마나 잘 관리하여 다른 회사보다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만든다는 개념이 여기서 생겨나게 됩니다. (물론 이전에도 있었지만 산업과 생산이란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게 되면 말이죠...) 이렇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존의 생산관리도 얼마나 싸게 많이 만들어내냐보다 얼마나 불량없이 싸게 잘 만들어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이 부분이 바로 '품질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품질관리'는 장인처럼 물건을 하자없이 얼마나 완벽하게 만들어내는가였으나 이시기의 품질관리는 얼마나 제한된 시간 내에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가진 제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였습니다. 확률과 통계가 들어간 개념이죠. 불량율관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불량이란 것이 다양한 원인때문에 발생이 되지만 오랜 자료가 있으면 대량불량이 나오기까지의 일반적인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확률과 통계를 활용한 이론적인 방식이 접목된 것인데요.. 이것이 바로 Quality Control -> Statistical Quality Control, 즉 통계적 품질관리라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통계적 품질관리는 보통 제품이 나와 검사하게 되는 검사공정에 주로 포함되었지요. 예를 들어 일주일전부터 불량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을 검사공정에서 확인하여 생산을 중지하거나 불량이 나오는 원인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개념이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히 검사공정 뿐만이 아니라 전체 공정을 다 봐야한다는 것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만들어낼 때 원자재->투입->공정1->공정2->검사->출하 의 과정을 거친다고 했을 때, 기존 '검사'공정에서만 불량을 관리하다보니 처음부터 들어오는 원자재가 잘못들어오게 되는 경우에는 검사공정에서 검사하나 마나가 되어버리게 되지요. 마찬가지로 공정1과 공정2에서도 같은 검사가 이뤄져야 했습니다. 그렇게 단순한 통계적 품질관리는 통계적 공정관리(Statistical Process Control)로 변모하게 됩니다.
위의 SPC 개념은 일종의 경영혁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제품이 나올 때 마지막에서만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관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중요했습니다. 이 개념은 지금 현재의 '경영혁신활동'의 가장 근본적인 사상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이 SPC의 개념에서 TQC(Total Quality Contol - 총체적 품질관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으니까요....
[이 글은 제가 가진 현재의 머릿속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므로 정확한 년도나 단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적 및 시정 환여합니다. 다만 전문가 개념이 아니라 일반적인 개론이므로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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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드립니다.
일본학을 전공하시고 생산현장에 근무하시다면 정말로 힘드시겠군요..
감사합니다.